16 01 2015
메기솔 1 → 메기솔 2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이해가 안가네
간만에 메탈기어 솔리드 1 클리어 기념으로 헛소리 끄적끄적.
내 성향을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난 어떤 작품에 대해서 설정 자체에 파고드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나쁜 말로는 이런걸 설정놀음이라고…). 그래서 천년이 넘는 세계관 내에서 설정 파괴가 크지 않았던 악마성을 좋아했던 거고, 각 작품들간에 유기성이 좀 부족하기는 하지만-_- 덕택에 설정 자체가 크게 망가지지 않는 록맨 시리즈를 좋아했다.
각설하고, 메탈기어 솔리드 1에는 두개의 엔딩 루트가 있다. 같이 탈출하는 캐릭터의 이름을 따와서 통칭 메릴 루트 혹은 오타콘 루트라고 부른다. 메릴 루트에서는 메릴은 죽지 않고, 이후 메릴과 함께 탈출한다(단, 미 국방성의 공폭이 중단되기 때문에 오타콘이 죽지는 않는다). 오타콘 루트에서는 메릴이 죽고 오타콘과 함께 탈출한다.
그리고 메탈기어 솔리드 2의 프롤로그 격인 탱커 편에서 스네이크와 오타콘이 함께 나온다. 그래서 나는 메탈기어 솔리드 1에서 메릴이 죽는 오타콘 루트가 정사로 인정되어, 메탈기어 솔리드 2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다(아마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게임문화에서 발행한 메탈기어 시리즈 단행공략본에도 그렇게 명시되어 있고). 애당초 메기솔 2에서 메릴은 아예 언급조차 안되기도 하고.
그런데 이후 인터넷을 하다 보니, 1에서 죽은줄 알았던 메릴이 메탈기어 솔리드 4에서 등장하는 데다가, 심지어는 죠니 사사키랑 결혼에까지 골인한단다. 어? 메릴은 1에서 죽은거 아니었어?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아래와 같은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었다.
- 메기솔 1의 일러스트 담당 신카와씨는 《메릴과 도망친다고 해서 오타콘이 죽는건 아니에요. 마찬가지로 오타콘 루트라고 하더라도 메릴이 죽었다고는 누구 한명 말하지 않았죠》라면서 어느 루트라도 메릴이 살아있을 수도 있음을 언급한다.
- 메기솔 2의 확장팩 격인 메기솔 2 서브스탠스에는 스네이크 테일즈라는 추가 미션이 들어있는데, 여기서 C 미션은 스네이크와 메릴의 후일담 격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번 내용은 일본 위키백과에서 본건데, 위키백과에만 명시가 되어 있고 출처 같은게 없어서 정확한 내용은 알기 어려웠다.
2번은 《그렇단말이지?!》라는 심정으로, 마침 PS Store에서 메기솔 1을 구입할때 메기솔 HD 에디션도 함께 구입했기 때문에 직접 플레이해 보았다. 레이더도 소음기도 지급이 안되는 바람에 죽는줄 알았다-_-
스네이크 테일즈 C 미션을 직접 플레이하면서 메릴을 만나는 부분까지 진행해보니(이후 나가다가 병사한테 걸려서 사살당함-_-), 대충 아래와 같은 내용을 알 수 있었다.
- (일단 이 C 미션 기준으로) 내용은 전작의 메릴 엔딩에서 이어진다. 메릴의 출생의 비밀(?)은 오타콘 엔딩에서만 언급되는데, 메릴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아직 모르고 있다.
- 메릴 엔딩 이후 스네이크와 같이 살던 메릴이였지만, 세상 돌아가는 일에 아예 관심없이 살아가던 스네이크에게 염증을 느껴 스네이크와 헤어진다. 메릴은 모르겠지만, 스네이크는 C 미션 시점까지는 메릴에게 어느정도 애정이 있었던 것 같다.
- 스네이크는 메기솔 1 이후 캠벨 대령이 군을 퇴역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계속 군에 남아 있었다. 그 이유로는 라이벌(?)인 세르게이 글루코비치가 아직 현역인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뒷통수 치기의 대가(…)인 메기솔 시리즈인 만큼 뭔가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위 내용만 보면 메기솔 1의 메릴 루트에서 이어진다고 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이러면 문제는 2년만에 피란스로피 재단을 설립해서 반 메탈기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잘 이해가 안간다. 애당초 (스네이크 테일즈 C 미션 기준으로) 세상살이에 관심없던 스네이크가 오타콘에게 직접 연결했으리라고는 보기 힘들고, 마찬가지로 셰도우 모세스 사건 이후 행적이 묘연해진(메기솔 1의 어느 루트로 진행하더라도, 스네이크는 테러리스트들과의 싸움에서 알래스카 바다에 빠져서 죽은 것으로 정보가 조작된다) 스네이크의 정보를 오타콘이 조사해서 연락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뜬끔없이 《2년만에》라고 언급했는데, 코나미에서 메탈기어 시리즈 25주년으로 오픈한 메탈기어 시리즈의 진실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메탈기어 시리즈의 연대표를 제공하고 있는데, 연대표에 따르면 셰도우 모세스 사건(메탈기어 솔리드 1)이 2005년에, 맨하튼 허드슨강의 유조선 침몰 사건(메탈기어 솔리드 2의 탱커편)이 2007년에 발생했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메기솔 1 이후 창설된 조직이 단 2년만에 과격 메탈기어 집단이라고 알려질 정도로 활동했다는게 된다. 으으음… 메탈기어 라는 녀석은 꽤나 거대한 기기라서 그 정보를 쉽사리 숨기기 어려운거 아닌가-_-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난 설정놀음을 좋아하기 때문에 설정이 꼬이는건 정말 질색이다. 요새 심심하면 메기솔 2를 해보고 있는데, 메기솔 2 진행중에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인지 한번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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