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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시티 2 ~다크히어로의 부활~

씬시티 2 다크히어로의 부활

이번에 개봉한 씬시티 2 다크히어로의 부활 보고 왔다.

전작인 씬시티 1을 굉장히 인상깊게 봤었던 터라 꽤나 큰 기대를 하고 처음으로 3D 영화로 봤는데… 영화관에서 돈 내고 본게 이렇게 돈 아까운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흥행 똥망이라던데, 왜 망했는지 알만하다. 이유는 이 글 맨 마지막에 서술한다. (주: 링크타면 이유 부분으로 바로 내려간다. 하지만 그 위쪽에는 스포일러 투성이니 주의)

그렇다고 해서 못만든 영화라는건 아니다. 전작에서 보여준 특수효과는 전작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진 않다. 오히려 내 경우에는 그런 효과들은 전작보다도 더 뛰어나다고 보았다. 간단히 말해서, 생각없이 보면 재미있는 영화인건 확실하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 MORE 태그를 붙여둔다. 혹시 영화를 아직 안봤지만 볼 예정이 있다면, 아래 내용은 보지 않는것이 좋을 것 같다. 혹시 「난 만화책 다 봤으니까 뭘 봐도 스포일러가 안된다」하시는 분들께 충고하자면, 이번 영화에는 만화책에 나오지 않는 오리지널 에피소드도 등장한다.


 

전작이 원작의 에피소드를 최대한 만화적인 느낌을 살리면서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이 목표였다고 한다면, 이번작은 전작의 느낌을 최대한 가져오면서 영화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부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나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그도 그럴것이, 원작 에피소드가 굉장히 적다. 전작 같은 경우에는 맨 마지막의 몇분만 제외하면 모두 원작의 에피소드를 스크린으로 옮겨놓은 것이었다─세미콜론에서 발간된 정발판 기준으로, 전작에서 등장한 에피소드는 하드 굿바이, 도살의 축제, 노란 녀석, 고객은 언제나 옳다 의 네개─. 그러나 이번 씬시티 2에서는 원작 에피소드로는 오프닝격의 단편인 《그저 평범한 토요일 밤》편과 영화의 본편에 해당하는 《목숨을 걸 만한 여자》편만 등장해서 영화의 반 정도를 채우고, 나머지는 오리지널 에피소드인 《로어크》(개인적으로 붙인 가칭임)편으로 채워져 있다. 이런 구성이기 때문에 원작 에피소드와 오리지널 에피소드로 나누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원작 에피소드의 경우는 원작 재현이 굉장히 훌륭하다. 《목숨을 걸 만한 여자》 편은 아예 원작의 컷을 거의 그대로 옮겨오는 수준의 장인정신을 보여준다. 또 원작에서 나레이션만으로 살짝 넘어간 부분을, 영상을 직접 제작해서 이해를 도운 부분도 있다. 원작의 팬이라면 굉장히 만족할만한 부분이 아닌가 한다.

전작에서 느껴졌던 만화같은 느낌은 비슷하면서도 더 감각적이다. 위에도 적었지만, 전작에서 보여줬던 특수효과들은 전작보다 뛰어나다면 뛰어났지, 못하진 않다. 특히 아바가 수영장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만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느낌을 훌륭하게 스크린으로 옮겨놓았다는 느낌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 에피소드에서 드와이트가 걸핏하면 “짐승을 풀어놓으면 안된다”느니 “더이상 욕망에 맡기진 않겠다”느니 하는 소리를 해대는게 굉장히 거슬렸는데, 사실 이건 원작에서도 이런 소리를 해대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다-_-

전작에도 등장했던 캐릭터의 배우가 바뀐 것에 대해서는 은근히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직접 본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다.

일단 미호 역의 데본 아오키가 제이미 정으로 변경된 것에 대해서는 걱정한 것에 비해서 괜찮았다. 어차피 이번에 미호가 나오는 씬은 대부분 빠른 액션이 주가 되기 때문에 전작과의 위화감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데본 아오키와 미호의 싱크로율이 굉장해서 제이미 정의 얼굴을 보면 약간 위화감이 드는 정도고, 실제로는 미호의 얼굴이 비춰지는 일도 별로 없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다는 느낌이었다.

다만 드와이트 역의 클라이브 오웬이 조슈 브롤린으로 변경된 것은… 배우가 변경된 것은, 드와이트가 과거 이야기인 《목숨을 걸 만한 여자》편에서 복수를 위해 성형수술을 감행한 뒤, 이후의 이야기인 《도살의 축제》편의 얼굴이 되었다는 설정이라서, 얼굴이 다르다는 점을 살리기 위해서 배우를 변경했다고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밝혔다고 한다. 그 이야기에는 동감하고 있고, 또 성형 전의 드와이트의 얼굴은 조슈 브롤린과도 얼추 이미지가 맞아 떨어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사실 전작의 클라이브 오웬이 굉장힌 열연을 보여준 것도 있고 해서 비교가 되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까놓고 말해서 클라이브 오웬의 드와이트가 훨씬 몰입감 있고 박력 넘치며, 원작과의 싱크로율도 엄청나다. 사실 성형해서 전작의 얼굴이 되었다는 설정이니까, 마지막에 클라이브 오웬이 잠깐 등장할 줄 알았는데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이 변경은 결과적으로 아쉬운 배우 변경이 되었다.

전작의 《고객은 언제나 옳다》편의 포지션에 있는 《그저 평범한 토요일 밤》편은 원작 만화에서 잘 이해가 안갔던 장면들이, 그저 스크린으로 옮겨져서 캐릭터가 움직인다는 단 하나의 차이점 덕분에 훨씬 이해하기도 수월하고, 마브의 액션도 은근히 호쾌하다. 마지막이 뭔가 찜찜하게 끝난다는 것도 전작의 고객은 언제나 옳다 편과 동일하다-_-

오리지널 에피소드인 《로어크》편(가칭)은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완전 오리지널 스토리. 로어크편은 다시 조니가 등장하는 전반부와 낸시가 등장하는 후반부로 나뉜다고 볼 수 있겠다.

전반부의 조니는 굉장히 뜬끔없고 등장한 이유를 알 수 없는 캐릭터이다. 새로운 캐릭터이자 오리지널 캐릭터이고 심지어는 출생의 비밀까지 등장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어이없이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결국 조니라는 캐릭터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포지션이 되었다.

이때의 이야기는 거의 조니의 원맨쇼스럽게 진행되지만, 중간중간 고어스러운 장면이 등장한다. 펜치로 손가락을 꺾어버리는 장면이라던가, 허벅지를 마취도 없이 메스로 갈라내서 박힌 총탄을 꺼내는 장면이라던가, 아니면 토막난 시체의 손목이라던가 굴러다니는 머리라던가… 살짝 지나가듯이 등장하는 장면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후반부는 하티건의 자살 이후 상심에 빠진 낸시가 결국 로어에게 복수를 한다는 스토리이다. 아마도 전작에서 낸시의 인기가 굉장히 높았기에 거기에 편승해보고자 만든 스토리가 아닌가 싶다. 낸시의 파격적인 변화가 굉장히 눈에 띈다. 사람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씬시티란 이런 작품이다” 싶은 부분이 많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난 씬시티는 차와 총, 여자들 사이에서 부대끼는 남자들의 하드보일드함을 무미건조하게 그려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씬시티의 가장 큰 대명제는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남자다. 그리고 그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다”라는 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에피소드에서는 하티건의 유령이 계속 등장해서 그런 느낌을 많이 죽였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부르스 윌리스는 또 유령이냐-_-

특히 이번 에피소드는 캐릭터의 변화를 빙자한 왜곡이 굉장히 거슬렸다. 낸시야 복수심에 불타는 복수귀가 되었다는 설정으로 그런 부분을 어찌저찌 납득할 수도 있지만, 마브의 경우는 캐릭터가 몹시도 왜곡되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마브가 왜곡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정도 되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마브여서 이런 재해석이랄까, 이런 변화가 굉장히 거슬렸다.

결과적으로 짧게 요약하자면,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겨오는 부분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몹시 훌륭했지만, 오리지널 에피소드가 그걸 다 망쳐놨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냥 전작처럼 최대한 원작에 충실했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라는 느낌. 물론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이 영화의 러닝타임이 아닌가 한다. 영등포 CGV에서 오후 3시 20분 시작하는 녀석으로 끊었는데 오후 5시 15분 즈음이 되니까 끝나버렸다. 3시 20분에서 5시 15분이면 약 1시간 55분 즈음 지난건데, 영화가 정확히 3시 20분에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긴 시간동안 광고를 하니까, 광고를 약 20분 즈음이라고 치면 본편의 러닝타임이 1시간 30분 남짓이라는 뜻이 된다. 돈이 아깝다는 이유가 바로 이 러닝타임 때문이다.

씬시티 2 입장권

이건 입장권. 러닝타임이 보인다. 《3:20(오후)-5:12(오후)》

씬시티 1 영상

이건 전작인 씬시티 1의 플레이중인 화면(출처는 개인 소장중인 씬시티 1 DVD). 보면 알겠지만, 전작의 러닝타임은 2시간 남짓이었다.

이 짧은 러닝타임 때문에, 스탭롤이 나오자 “어라, 벌써 끝났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스탭롤 뒤에 쿠키영상조차도 없자 뭔가 돈 버린 느낌을 받은 것이다. 아마 해외에서도 이런 부분 때문에 망한거 아닐까-_-

러닝타임이 이렇게 짧은 것에 대해서는 제작이 중간에 엎어졌다던가, 제작비가 모자랐다던가, 뭐 이런저런 상상을 할 수 있겠지만, 이런쪽에 문외한인 나로써는 잘 모르겠다. 사실 그 어떤 이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결과물은 좀 납득하기 어렵다. 심지어 나는 큰맘먹고 3D로 본건데… ㅠ_ㅠ

ps1. 여담인데, 원래 본작의 부제는 A Dame To Kill For이며 직역하면 《살인도 불사할 정도의 여자》 정도 되는거 같다. 그런데 왜 국내 개봉할때는 《다크 히어로의 부활》 따위 유치뽕짝한 부제로 개봉했을까? (…) 제목에 “살인”이 들어가면 흉흉해서 그런가?
하기사 세미콜론 정발판도 저 에피소드는 《목숨을 걸 만한 여자》로 순화해서 들어왔으니, 역시 살인이라는 단어가 흉흉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다크 히어로의 부활은 쫌… 씬시티가 히어로물도 아니고… -_-;;;

ps2. 공식 트레일러를 보면 이런 장면이 있다.
씬시티 2 다크히어로의 부활 1차 공식 트레일러 중
위 장면을 보고 나는 원작 단편 중 하나인 《푸른 눈동자》편이 등장하지 않을까 추측했는데 아니었다. 그냥 훼이크였고-_- 이 장면은 《목숨을 걸 만한 여자》편에서 등장한다.

ps3. 칭찬도 없진 않았지만 비난도 이렇게나 쏟아냈는데… 그래도 나는 블루레이 나오면 또 사겠지 (…) 호갱은 호갱호갱 하고 웁니다.

ps4. 풍문에 의하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은 본 작을 만들 시점에서 이미 3편까지 만들 계약이 끝마쳐져 있었다고 한다. 씬시티 3가 나오게 된다면 그때는 《지옥에서 돌아오다》(원제: Hell And Back)편하고 《패밀리를 위하여》(원제: Family Values)편이 영화화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렇게 똥망했는데 후속작이 어떻게 나오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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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oughts on “씬시티 2 ~다크히어로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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