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키군의 다락방

끄적끄적할게 있을때 끄적거려 보관해두는 다락방

요즘 근황

원래 이 글을 먼저 쓸려고 했는데, 괜히 섬란 카구라 하다가 맨날 까먹는 조작법 좀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바람에 (…)

요즘은 몹시 힘든 상태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사실 말 그대로 뭐가 힘들어서 힘들다기보다는, 지금까지 안해온 것들을 (그것이 자의이든 타의이든 간에) 시작하게 되면서 그것들이 내가 원하지 않는 결과를 불러온다거나 하는 일들이 있어서 그런 것이 크다. 그것들을 한번 나열해보려고 한다.

1. 사건의 발단은 역시 회사가 없어짐으로 해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파급효과. 이것도 약간 여러가지 일이 있었는데, 원래는 사장님화로부터 「(이러저러요러요러해서) 회사를 폐업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께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언제 폐업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뭐 일단은 그러했다.

2. 사실 우리 회사에는 우리가 납품해서 우리가 유지보수를 해주고 있는 솔루션이 있었다. 까놓고 말해서 그 제품은 너무 오래되었고 시대에도 뒤쳐져서 아예 새로 만들어야 할 녀석이긴 했지만 어쨌건… 그런건 제쳐두고, 여하튼 나는 사장님화에게 「우리의 폐업은 우리 거래처로부터는 너무 갑작스러운 이야기일 거다. 회사가 폐업하더라도 일정기간 동안은 내가 유지보수를 계속 해 주고싶다」라고 요청을 드렸고, 사장님화는 허락해주셨다.

2-1. 여기서 잠깐 내 이야기를 하자면, 당시의 내 계획은 이랬다. 뭐랄까… 거의 호의? 몇년간 업체들이랑 컨택이 있어왔다 보니(그 컨택이라는게 대부분 《뭐가 안되요》《옙, 조치해 드리겠습니다》의 연속이었지만-_-) 왠지 묘하게 미운정(?)도 들고 해서, 새 솔루션을 도입할 때까지만, 호의로 유지해주고 싶었다. 왠지 그게 유종의 미라는 생각도 들었고… 돈을 받을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사실 사장님화에게 넘겨받은 금액 표에 따르면, 원체 거래처가 별로 없다보니 유지보수비용 그거 다 합쳐봐야 내 월급 수준보다 못된다(애당초 내 월급도 푼돈이기는 했지만-_-).

3. 그러했는데 이번에는 뭐가 좀 이상하게 흘러가서, 원래 폐업할 날짜보다 1~2주 정도 일찍 폐업하게 되었다. 우리 회사는 거래처들에게 《우리 폐업하니 앞으로 유지보수 못해줌. 안녕~》하는 공문도 작성할 틈이 없이 숨가쁘게 사무실을 폐쇄했다. 이로써 나는 기존 회사랑 관계가 없는 사람이 되었다.

4. 회사의 폐업을 겪는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다니던 회사가 폐업을 하는건 내게 있어서 이번이 두번째였고, 그때와 똑같이 실업급여 타면서 휴식기를 좀 가지고 지내리라, 그렇게 생각했었다.

5. 폐업하고 약 3~4일 정도 후에 사장님화가 공문을 업체들에게 돌렸다. 개략적인 내용은 《우리 며칠전에 폐업해서 더이상 유지보수 못해줌 :-p 만약 유지보수 더 하고 싶으면 여기 적어둔 담당자와 연락하여 진행하시기 바람. 안녕~》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그 담당자는 나였고, 이것은 2번에서 사장님화하고 이야기했던 내용들을 종합해서 작성된 공문이었다.

6. 문제는 대충 이 즈음부터. 우리 거래처들 입장에서는, 제품을 납품하고 유지보수를 해주던 업체가, 폐업하기 한달 전에 공문을 보내는 것도 아니고 아예 폐업하고 나서 공문을 보낸 것이다; 대부분의 업체의 전산 담장자는 패닉 상태가 되어 나한테 연락이 빗발쳤다. 업체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울 사장님화는 업체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것 같다. 이 시점의 나는 정신적으로 몹시 바쁜 상태로 생활했었고, 사실 「(개인적인 호의로) 유지보수를 조금 더 진행해주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어서 그 이야기를 그들에게 했었다.

7. 그러던 와중에 모 업체에서 나에게 이런 제의를 했다. 「일단 기업간의 거래니까 사업자 등록증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일단 사업자 등록부터 해라. 그리고, 사실 이건 우리 입장에게는 너무나 난감한 상황이다. 다행히 조금 있으면 여름 휴가 기간이라 별다른 요청이 없을거다. 일단 한달간은 무료로 유지보수를 진행하고, 이후 일은 차차 생각해 가는게 어떻겠느냐.」 이런 일에 순진했던 나는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사실 나는 이 즈음에는 거의 이 말에 반쯤은 동의하고, 그걸 기초로 계획을 짜고 있었다. 크나큰 실수 1

8. 그렇게 해서 내놓은 결론은 《첫달은 무료로 진행하고, 둘째달은 건별로 요금을 징수하고, 셋째달부터는 월별 유지보수비를 부과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업체들에게 이런 생각을 많이 전파했는데, 대부분 영 탐탁치 않은 반응이었다. 가장 큰 것은 건별로 요금을 납부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일이라는 것이었고, 그럴 바에야 그냥 정액요금을 징수하라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주변에 조언을 구해본 결과, 대부분의 기업은 건별 징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고민에 들어갔다.

9. 문제는 또 하나 있었는데, 이 시기의 나는 사실 사업자 등록을 낸다는 것이 영 탐탁치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사업자 등록이 되어 있으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컸다-_- 웃기는 이유로 보이지만 사실 나는 진지했는데, 일단 실업급여는 내 월급보다 적을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실 거래처들도 모든 업체들이 내게 유지보수를 맡길 거라고 낙천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어중간하게는 이 두 금액을 합쳐야 비로소 기존에 받던 월급 만큼의 금액이 나온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나는 원래 9월이나 10월 즈음에 2~3주 가량의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 다닐때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은 절실했다. 그러나 일은 내가 생각하던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_-

10. 나는 실업급여를 신청한 뒤에, 사업자 등록을 내지 않고도 세금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이리저리 찾아보았다. 그러나 방법은 없었다. 툭 까놓고 말해서 인맥을 동원한다면 어찌저찌 못할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_- 내겐 그런 인맥이 읍써… 결국 나는 고용보험센터에 몇가지 상담을 받았다. 그리고 사업자 등록을 했다가 나중에 폐업을 해도, 후에 실업급여를 신청할때 이전에 회사에서 일한 경력으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에 실업급여를 취소하고 개인 사업자 등록을 했다. 사실 이 즈음이 내 생일이었기 때문에 더 지쳤던거 같다.

11. 사업자 등록을 하기 조금 전 쯤에, 회사 폐업 시점에서는 이미 거래가 끊긴 과거 거래처의 담당자분을 한 분 만났다. 사실 별다른 이유는 없었고, 그냥 그동안 유지보수 해준게 고맙기도 하니 얼굴이나 볼 겸 한번 만나자는 이야기였다(나를 잊지 않고 그렇게 연락해주셔서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내 생격상 다시 연락하지는 않을거 같지만-_-). 그때 내 이야기를 듣고 이런저런 충고를 해줬는데, 개략적인 내용은 (1) 지금에 와서는 마사키군이 너무 강박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거 같은데, 회사가 없어진 이상 그것은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는) 마사키군이 책임질 일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호의다. 그걸 잊지 말고 마음을 편히 가져라. (2) 어느쪽이 옳다고 딱잘라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내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사업자 등록증을 내는걸 추천하고 싶다. 어느쪽이건 장단점이 있지만, 나중에 사업자 등록증이 꼭 필요한 시기가 왔을때 이때의 경험이 도움이 될거다. (3) 이왕이면 요금은 선불 진행을 원칙으로 해라.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지만, 마사키군 입장에서는 이러는 편이 책임감도 생길거고 나중에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적을거다. 라는 것이었다.

12. 이제 사업자 등록을 했으므로 업체들에게 내가 이어서 유지보수를 한다는 통보를 해야했다. 그래서 개략적인 내용을 명시해서 업체들에 이메일로 전달했었는데, 개략적인 내용은 (1) 이후 유지보수는 내가 진행한다 이 수술은 내가 집도한다 (2) 금액은 기존과 동일하게 가려 한다. 다만 기존과는 다르게 선불 지급이다(기존에는 거의 다 후불 지급이었다) 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하필 망한게, 이걸 작성해서 메일을 쏜게 7월 말이었다는 사실=_=; 왜 망했는고 하니,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 시기에 휴가를 떠났기 때문에, 내 메일을 받아보지 못했다;;;

13. 7월 하고도 거의 마지막 즈음이 되어서, 몇몇 업체들에게 연락이 왔다. 유지보수 계약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몇군데가 계약이 체결되었고, 나는 8월 유지보수비 징수를 위한 세금 계산서를 처음으로 발급해보게 되었다-_- 그제서야 알았다. 세금 계산서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세금계산서 발행용 공인인증서가 또 있어야 했고, 그것을 위해서는 은행에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걸; 정말 깨달음의 연속이었다;

14. 8월 1일이 되어서 곰곰히 생각해본 바, 나는 사업자 등록도 세금계산서도 모두 7월 하고도 너무 늦은 말에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거의 30일 즈음에 발행했다). 이래서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8월 금액을 7월에 지불해주기가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나는 쓰라린 느낌을 받으며 업체들에게 《8월 유지보수비는 생략하도록 하겠다》는 통보를 했고, 결국 7월 유지보수비도 내 손을 떠나게 되었다. 크나큰 실수 2

15. 그 와중에 또다른 업체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이 업체는 다른 업체와는 달리 나에게 계약서를 요구했다. 사실 이때 내가 많이 어리석었는데, 나는 이걸 호의로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는 사실이다. 호의로 해주고 있다는 사실만 떠올렸어도 계약서 따윈 무시했을텐데, 나는 괜시리 휘둘리다가 얼떨결에 계약서 작성도 하게 되었다. 이 즈음의 나는 몹시 지쳐서, 페이스북에 이런 찌질성 발언도 올렸다. 사실 뭐, 찌질성 발언이야 평소에도 자주 하던 짓이긴 했지만 (…)

찌질찌질 페이스북 포스팅

16. 어쨌건 마지막으로 오늘 일을 정리하자면, 그 업체로부터도 계약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계약서를 보내줘야 하게 되었다. 그런데 계약서라는걸 보낼때는 간인(間印) 및 할인(割印)이라는 것을 해서 보내야 한단다. 일단 관련링크 1이랑 관련링크 2를 메모 차원에서 남겨놓고, 나도 역시 간단하게 남겨두자면, 한 부의 문서가 두 장 이상일 경우에 이 문서 전체가 하나의 문서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1페이지를 반으로 접어서 올리면 필연적으로 2페이지 위에 1페이지가 1/2 덮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므로, 1페이지와 2페이지의 경계면 중앙에 도장을 찍어서 1페이지와 2페이지는 한 부의 문서라는 것을 표시한다. 이것은 각 페이지 페이지 별로 찍어야 하며 이걸 간인이라고 한단다. 그리고 갑/을간의 거래의 경우 계약서를 갑꺼 을꺼 두 부를 인쇄하는데, 이 두 부의 문서가 동일한 문서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두 문서의 경계를 맞닿게 놓고, 그 경계면 중앙에 도장을 찍어서 동일 문서임을 증명하는데, 이것을 이것을 할인이라고 한단다. 주절주절 말이 많았는데 이거야 그냥 관련링크 클릭해서 보면 자세히 나오니까 됬고(…) 그 외에 전 사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을의 경우 간인시에는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 할인시에는 중앙에서 약간 아래쪽에 찍어야 한다고도 한다. 역시 이것도 됬고(…) 근데 이때 찍는 도장은 또 반드시 인감이어야 한다고 그래서, 급히 나가서 도장 하나 파고 동사무소에 인감 등록한 다음에 집에 와보니 늦기도 하고 너무 덥기도 하고 나도 너무 지쳐서 이건 내일 보낼라고 (……)

17.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페이스북에 저 찌질찌질 글을 올린 시점에서의 나는 몹시 지쳐있었던 데다가, 자금적으로도 몰려있었다. 물론 저축이 없는건 아닌데, 이거야 몇달 지나면 거덜날 양이고(…) 유지보수를 위해서 공인 IP가 하나 필요했던 나는, 간단하게 아마존 AWS를 하나 신청했더랜다. 근데 t1.micro로 신청했더니 서버는 너무 느리고… 그래서 거리만이라도 좁히자고 Tokyo쪽으로 신청했는데 이쪽은 금액도 비싸고… 게다가 난 이미 Tokyo쪽에 생성한 서버가 있었기 때문에 프리티어도 적용이 안되서, 이미 매달 클라우드 서버 비용도 내고 있다. 그런데 저번달에는 업체들에게 관련 문의가 제법 들어와서 서버를 많이 써서 그런지, 이번달 요금이 조금 많이 나왔다-_- 물론 그래봐야 10만원도 안되는 돈이라지만… 요즘 교통비도 아낀답시고 자전거 타고 이동하는데, 서버비 나가는게 가슴아픈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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