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키군의 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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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건에 부쳐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머리로는 이미 늦었을거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지만, 가슴으로는 혹시라도 남아있을 생존자 한명이라도 무사히 생환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발생한지 벌써 5일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사건 기사를 접하고 나서 나도 깊은 안타까움을 느꼈고, 저 어린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어서 이런 곳에서 생을 마쳐야 하나 하는 생각에 며칠간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그런데 지금 SNS나 각종 커뮤니티의 상황을 보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에 다들 일종의 PSTD 현상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생각될 정도로 뭔가 광기마져 느껴진다(내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는 좀 다르지만, 일본에서는 이걸 슬랙티비즘이라고도 한다고…)

뭐랄까, 마치 광기에라도 사로잡힌듯이 이 사건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사건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한 태평한 사람이라고 몰아가는 경우도 보이고, 계속해서 쏟아져나오는 자극성 기사에 밀려서 잘잘못을 따지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지금 온 국민들은 이들의 무사 생환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서로서로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굉장히 무력하게 느껴지고 그 점이 굉장히 서글프지만, 그래도 나는 구조대원들과 승객들의 무사를 기도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아직 시체조차 찾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무사를 기도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우리가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고 있을 동안에도 구조대원들은 단 1%라도 남아있을 생존의 가능성을 위해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리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그러니까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모든 것이 끝난 뒤로 미루고, 지금은 모두가 기도했으면 좋겠다. 단 1%라도 남아있을 가능성에 걸고, 기적이 일어나기를. 죄없는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른채 눈감는 일이 없기를.

과제: 꼭 돌아오기. 죽지말기.

이 아이들에게 안겨진 과제가, 최대한 달성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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